이혼 후 이혼남 복귀, 이동건의 자신감 [인터뷰+]

입력 2023-07-17 06:18   수정 2023-07-17 06:19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이동건이 4년 만에 돌아왔다. 그사이 이혼이라는 개인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이동건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호흡을 맞춘 조윤희와 2017년 결혼해 이듬해 12월에는 첫딸인 로아를 품에 안았지만, 결혼 3년만인 2020년 협의 이혼했다. 복귀 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고민이 됐을 법한 상황, 이동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를 통해 다정한 남편에서 극의 최악의 빌런으로 변화하는 진태전을 연기하며 변함없는 존재감을 입증했다.

극 중 진태전은 차원이 다른 방법으로 아내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압박하는 진태전은 결국 그토록 갖고 싶었고, 최고의 트로피였던 아내에게 이혼당한다. 이혼 직후 이혼남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됐을 법했지만, 이동건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내가 이렇게 젊고, 화려한 작품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면서 '셀러브리티'를 처음 만나 선보이기까지 과정을 소개했다.

'셀러브리티'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평범한 직장인 여성이 화려한 인플루언서들과 마주하며 이들의 화려하면서도 치열한 민낯을 목격하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넷플릭스 주간 인기 콘텐츠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이동건이 연기한 진태전은 돈과 권력을 모두 다 가진 법무법인 태강의 오너이자 변호사이다. "나, 진태전이야"라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견고한 특권의식으로 사람을 나누는 데 익숙하고,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거칠 게 없다.

"저는 지금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하지 않아요. 전혀 제가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였는데, 너무 흥미로웠어요. 인물 간의 구성이나 사건이 잘 짜여 있고, 신선하고 자극적으로 잘 만들어진 대본 같았죠. 그래도 제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김철규 감독님이 연출하신다는 얘길 듣고, 제가 잘못하면 잡아주실 거 같았어요.(웃음) 감독님이 연출해 주신다면 진태전을 잘할 수 있을 거 같았죠."

이동건의 대표작 '파리의 연인'을 비롯해 '유리화', '슈퍼대디 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에서 보여준 친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다. '셀러브리티' 속 악랄함에 많은 시청자가 놀란 것에 이동건은 "통쾌했다"며 "진태전이 나쁜 놈으로 보였다면, 그건 성공한 것"이라고 평했다.

"제가 연기할 때 뿜어내는 에너지에 비해 제가 갖는 이미지가 다른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부분에 대해 반전을 주고 싶었죠. 2017년 방영된 '7일의 왕비'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당시 연출자였던 이정섭 감독님께서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마음대로 하라'고, '네가 하는 대로 찍겠다'고 하셨어요. 그 말이 저에게 새 세상을 알려줬어요. 저는 항상 카메라 앵글에 갇혀 있어야 하고, 다른 배우들 침범하지 않으며 연기하는 게 당연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그런 얘길 듣고, 연기를 하면서 쾌감을 느꼈어요. '나도 빌런 연기를 할 수 있구나' 자신감도 얻었죠."

캐릭터의 매력이 컸던 만큼 극 중 등장하는 '이혼'에 대해서도 "제 삶과 연결해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제 연기에서 저의 삶이 투영될 수밖에 없고, 제가 느꼈던 부분이 저도 모르게 나올 수는 있었을 텐데 그게 오히려 진태전을 연기하면서 용기가 됐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4년의 공백에 대해서도 "주변에선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전 '셀러브리티'를 촬영하고 있어서 편안한 마음이었다"며 "그저 기다리는 입장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다만 "공개 일주일 전부터 긴장이 되고, 제작발표회를 끝내고 이유도 없이 독감을 앓아서 '아, 내가 사실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구나' 인정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공백기 동안 아이와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전한 이동건이었다. 이동건은 '셀러브리티' 제작발표회에서 "딸이 5세에서 7세로 가는 과정에서 아빠가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늘 곁에 있어 주진 못하지만, 아빠의 부재에 대한 불안을 덜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데 마음과 시간을 줬다"면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셀러브리티'는 시청 등급 때문에 딸에게 보여주지 못했지만 "아쉽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아이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지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전했다.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까진 필요한 배우여야 하니 한 작품 한 작품이 중요해졌어요. 그런 부분들이 저에겐 엄청난 에너지가 돼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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